배민의 4조 매출…편리함 뒤에 가려진 씁쓸한 현실
우아한형제들, 그러니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회사가 작년 한 해 매출 4조 3226억 원, 영업이익 6408억 원을 올렸다고 한다. 매출은 전년 대비 26.6%나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8.4% 감소했단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료배달, 라이더 비용 등으로 들어간 돈이 너무 많았기 때문.
영업비용이 무려 1조 가까이 더 늘었고, 그중 대부분이 배달 외주용역비였다. 한마디로 고객 유입을 위해 무료 배달, 빠른 배송 등에 투자하면서도, 그걸 감당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 와중에도 장보기·쇼핑, B마트 같은 커머스 쪽은 폭풍 성장 중이다. 주문 수, 거래액이 몇 배씩 늘었고, B마트는 드디어 흑자 전환. PB상품도 잘 팔리고, 객단가도 올랐다. 그야말로 성장 가속 페달을 밟는 중.
그런데 말이다,
나는 이 뉴스를 보면서 솔직히 좀 씁쓸했다.
이 정도로 성장한 고부가가치 사업이 결국 외국계 회사 소속이라는 게 참 아쉽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름만 들으면 국산 같지만, 지금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소속이다.
우리가 매일 쓰는 이 플랫폼은 결국 해외 자본을 위해 돈을 벌고 있다는 뜻이고,
자영업자들의 수수료와 마케팅비는 고스란히 글로벌 본사로 흘러들어간다.
우린 편하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음식도, 장도, 생필품도 문 앞까지 온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 누군가의 고혈이 흐르고 있다는 걸 자꾸 잊는다.
소비자물가도 오르고, 자영업자들은 점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대응할 수단도, 대안도 거의 없는 시장 구조.
이제는 진짜로 선두 기업 따라잡기도 어려운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시장의 ‘표준’이 된 이 플랫폼은, 이제 자본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점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문제다.
우리는 결국 더 많은 돈을, 더 많은 권력을 해외로 내어주는 구조 속에 살게 되는 것이니까.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금의 플랫폼 시장, 정말 맞는 걸까?
이 흐름을 멈추기엔 너무 늦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