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열풍, 그런데 초상권은?
요즘 지브리나 디즈니 스타일로 사진을 바꾸는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가 엄청 유행 중이다. 특히 오픈AI의 새 모델이 나오면서 그런 스타일 변환이 더 자연스럽고 매끄러워졌다는 반응이 많다. 근데 이 재미있는 트렌드 이면에, 좀 생각해볼 만한 문제도 있는 듯.
갑자기 늘어난 챗GPT 이용자 수
아이지에이웍스 자료 보니까, 지난달 27일 기준 국내에서만 챗GPT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125만 2천 명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불과 한 달 전엔 79만 9천 명이었으니 56%나 늘어난 셈.
이 시기랑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기능(지브리 스타일 포함) 출시 시점이 겹쳐서, 그게 영향이 컸던 걸로 보임.
간단히 계산해 보면:
- 한 달 동안 45만 명 정도 증가
- 이 사람들이 1번씩만 사진 올렸다고 해도, 최소 45만 장의 인물 사진이 오픈AI에 넘어간 셈
게다가 이건 국내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추세.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지난달 말에 “단 1시간 만에 챗GPT 사용자 100만 명이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용자 사진, AI 학습에 쓰일 수도?
사람들이 본인 사진이나 지인 사진을 올리면서도, 그 이미지가 AI 학습에 쓰일 수 있다는 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음.
한 AI 업계 관계자 말로는, 오픈AI가 얼굴 자체를 그대로 쓰진 않겠지만, 이미지를 픽셀 단위로 쪼개서 학습하는 데 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함.
특히 지브리 스타일 붐을 계기로, 오픈AI 입장에선 평소에 얻기 어려운 인물 이미지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한 셈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오픈AI는 뭐라고 하나?
오픈AI는 서비스 종류에 따라 사용자 데이터 활용 여부가 다르다고 밝혔다.
-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 서비스: 챗GPT 엔터프라이즈, 챗GPT 에듀(Edu), 챗GPT 팀
- 사용될 수 있는 서비스: 챗GPT 무료, 플러스, 프로 사용자
다만, 설정 메뉴에서 "데이터 제어"를 통해 AI 학습에 내 데이터를 제공할지 말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긴 했다.
지브리 저작권보다 중요한 초상권?
재밌는 건, 지브리나 디즈니 등 스타일을 흉내 낸다는 점에서 "저작권 문제 아니야?"라는 목소리는 꽤 있었는데, 정작 자기 사진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쪽에서도 “지금으로선 오픈AI가 사용자 사진을 무단으로 상업적으로 썼다는 신고가 없으면, 문제 삼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 조치
이런 흐름 속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최소한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
- 챗GPT 설정 → ‘데이터 제어’ 항목 확인하기
- AI 학습용 데이터 제공 OFF로 바꾸기
- 본인 사진 올릴 때, 진짜 필요할 때만 업로드
- 지인 사진은 되도록 올리지 말기
- 이용 중인 서비스의 개인정보 처리방침 한 번쯤은 읽어보기
나름의 결론
재밌고 예쁜 결과물이 나오는 AI 이미지 변환,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이걸 쓰면서 내 데이터가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정도는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제는 기술보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투명성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온 듯. 사용자 입장에서도, 너무 무심코 데이터를 넘기기보다는, 최소한 알고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